‘인간극장’ 박은순 할매는 중학생, 충남 부여 팔남매 자녀 둘째 아들 종학 나이 남편 사별 길쌈 농사꾼 가족사
방송일 : 2021년 5월 31일(월) ~ 6월 04일(금) / 오전 7:50~8:25
방송매체 : KBS1-TV
보도자료 문의 : 전서연 취재작가 (02-782-5555)
충청남도 부여. 이곳에는 특별한 중학생이 있다.
바로 팔순의 중학생 박은순(81) 할머니다.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은순 할매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배우질 못했다.
농사일과 길쌈으로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은순 할매.
그러나, 어린 시절 글공부를 못한 설움은
내내 은순 할매 가슴에 한으로 남아 있었다.
죽기 전에 글 한 줄 읽는 게 소원이던 할머니는
6년 전 둘째아들 덕에 그 원을 풀게 됐다.
일흔 다섯에 처음으로 초등학교 문턱을 넘은 은순할매.
그러나, 학교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어린 동급생들과는 달리
은순 할매는 보청기 없이는 선생님 설명을 알아듣기도 힘들고
눈이 침침해서 글자도 잘 보이지 않는다.
6년 동안 안개 속에서 바늘을 찾는 심정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더듬어 배우고
마침내 초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든 은순 할매는
내친 김에 올해 중학교에도 입학했다.
이제 막 글눈을 뜬 할매의 다음 목표는
한글을 서슴없이 줄줄 읽고 쓰는 것!
배움의 날개를 활짝 펼칠 그 날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는
팔순의 중학생, 은순 할매의 꿈을 따라가 본다.
# 은순 할매의 못 배운 설움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은순 할매는 평생 학교 문턱을 밟아보지 못했다.
여자는 가르치는 게 아니라는 어른들의 엄포에
농삿일과 바느질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은순 할매는
책 보따리 속 필통을 달그락거리며 학교에 가는 형제와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스물둘에 세상 다정하고 든든한 남편을 만났고,
4남매를 낳아 남부러울 것 없이 길러냈지만,
글공부를 못한 은순 할매의 설움에는 시간도 약이 되질 못했다.
자식들은 ‘글만 읽고 쓸줄 알면 소원이 없겠다’는 은순 할매의 한을
뒤늦게나마 풀어드리기로 했다.
# 팔순의 중학생, 두 번째 열네 살을 살다!
둘째아들 종학 씨의 도움으로 일흔 다섯에 드디어 학교 문턱을 넘어선 은순 할매.
당시 당뇨를 앓던 영감님도 ‘가서 원이나 풀라’며 은순 할매 등을 떠밀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당뇨 합병증으로 영감님이 돌아가시자
슬픔을 이기지 못해 학업을 중단하려고도 했지만, 자식들이 만류했다.
덕분에 은순 할매는 밭일과 글공부로 영감님을 여읜 슬픔을 이겨내고
마침내 초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내친 김에 중학교에도 입학한 은순 할매
그러나 중학교는 초등학교와는 확연히 달랐다.
배울 과목도 많고, 과목마다 다른 선생님이 들어오시는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는 은순 할매.
은순 할매는 여러 마리 토끼를 쫓다가 다 놓치기보다
평생의 한이던 ‘글공부’ 한 놈만 쫓기로 했다.
# 농사도, 공부도 때가 있다!
학교에 다녀오면 어김없이 밭에 나가 앉아있는 은순 할매.
평생 농사를 지어 4남매를 키워온 은순 할매는
팔순이 넘은 지금도 밭일을 내려놓지 못했다.
자녀들은 농사 그만 짓고 학교나 다니시라고 성화지만,
가을마다 자식들에게 추수한 작물을 안겨주는 옹골찬 재미를 쉽게 내려놓을 수가 없다.
농사도 공부처럼 때가 있어 봄에 서두르지 않으면 농사를 망치기 때문이다.
한편, 다 늦게 시작한 공부에 한창 재미가 붙은 은순 할매는
한글도 어려운 마당에 영어에까지 도전장을 내민다.
기왕지사 중학교에 왔으니, 알파벳 몇 자라도 아는 체를 하고 싶은 은순 할매.
늦게 배운 공부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배우고 싶은 은순 할매는
학교에서의 시간을 단 한 톨도 허투루 쓰고 싶지가 않다.
밭일도, 뒤늦게 시작한 공부도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다는 팔순의 중학생,
은순 할매의 좌충우돌 학창시절을 들여다본다.
1부 줄거리
여든 한 살의 은순 할매는
올해 중학생이 되었다.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를 못 다녔던 시절
할매는 길쌈과 밭일로 젊은 날을 보내왔다.
배움 없이 한글을 모르고 살아온 것이
평생의 한이었던 은순 할매
그런 할매가 학교에 다니면서 한글을 배웠다!
어버이날, 자녀들에게 그동안 한 번도 써보지 못한
편지를 쓰는 할매.
그런데 갑자기 눈물을 쏟는다.
박은순 할매는 중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