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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인간극장’ 아흔일곱 엄마의 소풍, 전남 고흥 배일엽 할머니 딸 이정진 캠핑카 10남매 남편 고향 아버지 여순사건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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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아흔일곱 엄마의 소풍, 전남 고흥 배일엽 할머니 딸 이정진 캠핑카 10남매 남편 고향 아버지 여순사건 나이 

아흔일곱 엄마의 소풍

8월 31일 예고편 / 7:50 방송

고흥에는 백발의 캠핑족이 산다. 
 바로 아흔일곱의 배일엽 할머니(97).
그녀는 오늘도 딸 이정진(58) 씨가 운전하는 캠핑카에 몸을 싣고 방방곡곡을 누빈다.  
평생 고생만 한 엄마를 위해 4년 전, 캠핑카를 장만한 정진 씨.
어느 날 여행을 가려고 내려왔다가 엄마의 담석증 증세를 발견했고
약해진 엄마를 두고 갈 수 없었던 딸은 작년 겨울, 고향으로 내려왔다. 
엄마 곁에서 불편하신 건 없나, 배곯지는 않으시나 살펴드리는 정진 씨. 
매끼 더운밥 해드리고, 문어죽, 소라부추비빔밥에 새우 냉채까지, 툭하면 별식을 올린다.

딸의 극진한 봉양에 말년에 복이 터졌다는 배일엽 할머니. 
할머니는 아흔일곱 평생, 자식들의 바람막이였다. 
그녀는 열여덟에 손 귀한 집에 시집을 와 자식을 열 명이나 낳았다. 
남편은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와 선생님을 하던 똑똑한 사람이었는데, 
여순사건 당시 지식인이라는 이유로 군인에게 끌려가 죽도록 맞았고
이후 정신이 이상해진 남편은 생계는 저버리고, 아내와 가족들을 때렸다. 
그런 남편 대신 가장이 되어야만 했던 그녀는 매일 갯벌에 나갔고 
배곯는 자식들 얼굴이 아른거려 밀물이 목까지 차도록 일했다. 

그 모진 세월에 대한 보상일까, 딸들 덕에 아흔 넘어 캠핑카를 타보는 엄마.
멀리 사는 언니들이 모처럼 휴가를 내고 모인 날, 
네 모녀는 캠핑카를 타고 2박 3일 바다 여행을 떠난다. 
친정 바닷가에서 동네 아주머니들 옆에 자리를 잡고 앉으신 엄마, 
여행 모시고 다니는 딸들이며 캠핑카 자랑에 밥때도 잊으시더니 
캠핑카에 딸들과 누워 “오늘 여행은 200점 만점”이라며 단잠에 드신다. 

엄마가 즐거워하시니 어깨춤이 나지만, 마음 한구석은 편하지 않은 정진 씨. 
엄마와 함께 지낸 지 8개월째. 이삿날에야 겨우 이틀 집에 가보게 됐다. 
오랜만에 만난 남편과 딸네 부부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이는데, 
딸의 한마디에 외려 위로를 얻는다. 
“나도 엄마가 나이 들면 엄마가 할머니에게 하듯 캠핑카로 모실게” 
덕분에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엄마 곁에 돌아온 정진 씨. 

엄마는 이틀 새 딸의 빈자리가 쓸쓸하셨는지
“네가 곁에 있어야겠다” 속내를 내비치신다. 
“내 인생에 좋은 날이 없었는데, 네가 오니 좋다” 는 엄마. 
정진 씨는 그런 엄마를 위해 오늘도 캠핑카를 몰고 신나게 달린다. 
엄마의 남은 날들이 매일매일 소풍이기를. 

  

방송일 : 2021년 8월 30일(월) ~ 9월 03일(금) / 오전 7:50~8:25

방송매체 : KBS1-TV

보도자료 문의 :  도상희 취재작가  (02-782-8222)

 

#아흔일곱, 백발의 캠핑족 배일엽

 

 

전라남도 고흥에는 백발의 캠핑족이 산다.

배일엽(97) 할머니는 아흔일곱의 나이가 무색하게  

오늘도 캠핑카를 타고 민요 가락에 맞춰 흥겨운 여행을 떠난다.

캠핑카는 딸 이정진(58) 씨가 4년 전, 엄마를 위해 장만한 것.

자식 열 명 중 딸로는 막둥이인 정진 씨와 

다른 언니들도 함께 모여 엄마를 모시고 방방곡곡을 누벼왔다.

그런데 작년 겨울, 여느 때처럼 여행을 가려고 내려왔던 정진 씨가 

엄마의 담석증 증세를 발견했고, 엄마는 수술 후엔 전에 없이 잠만 주무셨다. 

약해진 엄마 걱정에. 가족들을 두고 엄마 곁에 그대로 눌러앉게 된 정진 씨

 

엄마 곁에 그림자처럼 붙어 끼니를 챙기고, 

불편한 건 없으신지 살펴드린다. 

굽은 허리로 불편하게 설거지하는 엄마를 위해 싱크대에 발 받침을 놔드리고

아무나 불쑥 들어오지 못하게 나무 대문도 달아드렸다. 

 

그렇게 함께 살다 보니 정진 씨, 엄마 속의 ‘여자’를 발견했단다. 

어릴 적 엄마라는 존재는 늘 같은 반찬만 드시는 줄 알았는데

차려낸 새로운 별미를 신나게 드시고

나들이 가기 전 향수도 뿌리시는 모습에 놀란 정진 씨. 

“엄마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뒤늦은 깨달음에 

생의 첫 네일아트도 예쁘게 해드리고 

이제라도 스스로 전화를 한번 걸어보시라, 숫자 선생님을 자처한다. 

 

 

 

 

#엄마는 노을을 처음 봤다

 

 

 

정진 씨는 이렇게라도 엄마의 지난 세월을 갚아드리고 싶다. 

엄마는 열여덟에 시집와 자식을 열이나 낳았다. 

선생님이었던 아버지는 여순사건 때, 지식인이라는 이유로 군인에게 끌려갔다. 

죽도록 맞고 겨우 목숨만 건진 아버지는 그 후유증으로 정신이 이상해지셨고  

생계를 나 몰라라 하고, 자식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남매들이 하나씩 피난 가듯 고향을 떠나는 동안 

가장 어린 정진 씨는, 가장 오래 엄마의 곁에서 그 고생들을 지켜봤다. 

어쩌면 그래서 엄마를 제일 애달파하는 자식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가장이 되어야만 했던 엄마, 우리 엄마.

새벽부터 갯벌에 나간 엄마는 밀물이 목까지 차도록 갯것을 잡았다. 

어린 정진 씨는 어서 나오라고 소리치며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엄마는 그렇게 캐온 굴을 밤새 손이 곱도록 깠고, 시장에 나가 팔아 왔다. 

힘들게 손에 쥔 몇 푼은 자식들 밑에 들어가기 바빴고  

엄마는 평생 일하고 몸을 움직이는 게 습관이 되셨다.

지금도 아침 수저만 내려놓으면 텃밭으로 올라가 풀과 씨름하시는 엄마.

정진 씨가 그만 좀 쉬시라 말려도 호미 손잡이가 모조리 빠지도록 밭을 매신다. 

 

백 살이 가깝도록 집과 일터만 오갔던 엄마, 

정진 씨와 떠난 바다 여행에서 노을을 보시더니 

“처음 구경해 본다”며 환성을 지르신다.

아름다운 노을을 등지고, 자식들이 배곯으며 기다리는 집으로 바삐 향했을 엄마.

그렇게 엄마는 아흔일곱 평생, 자식들만 바라보고 사셨다.

 

 

 

 

 

# 엄마~ 이제 고생 끝, 여행 시작!

 

 

 

그 고된 세월에 대한 보상일까,

딸을 낳으면 비행기를 탄다더니 

배일엽 여사는 딸들 덕에 아흔 넘어 캠핑카를 타게 됐다. 

4년 전부터 정진 씨와 언니들은 의기투합해 엄마를 모시고 여행을 다녔다. 

엄마를 이렇게 모시고 나서보기 전엔, 

“어르신들은 그저 집안에 계시는 게 편하신 줄만 알았다”는 언니들.

막상 여행을 다녀보니 엄마가 생각보다 훨씬 즐거워하셔서 놀랐단다. 

 

멀리 경기도에 사는 둘째, 셋째 언니가 모처럼 2박 3일 휴가를 내고 모인 날,

오늘은 어떻게 엄마를 웃게 해 드릴까~ 고민하며 내려온 딸들   

온 집안 대청소에, 맛난 것도 해드리고 

“이놈, 저놈 옷을 사다 입힌다”고 성화를 부린다. 

엄마는 말로는 귀찮다, 비싼 걸 왜 샀냐 하시지만 

예쁜 모자에 새 옷 입혀드리고, 새 구두까지 신겨드리니 

소풍 나서는 얼굴이 아주 환해지셨다. 

 

이 딸들은 여행을 마치고도 그냥 돌아가는 법이 없단다. 

잠시 숨 돌릴 새도 없이 김치를 담기 시작한다. 

엄마 좋아하시는 배추김치에 물김치, 파김치, 깍두기까지~

팔 걷어붙이고 냉장고 가득 채워놓고, 

엄마 주름진 손에 용돈도 쥐어드려야 마음이 놓이는 딸들이다.

 

 

 

 

 

# 엄마의 매일이 소풍이기를

정진 씨는 환해진 엄마 얼굴을 보니 기쁘지만,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에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다.

내려온 지 8개월째. 이삿날이 되어서야 겨우 이틀, 내 집에 가보게 됐다. 

딸 없는 동안 엄마가 혹시 굶으실까, 반찬을 해두고 경기도의 집으로 향한다. 

오랜만에 만난 남편과 딸네 부부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이는데, 

딸이 자기도 나중에 엄마를 캠핑카에 모시고 여행을 떠나겠단다. 

그 덕에 미안함을 덜어보는 정진 씨. 

 

돌아온 고향 집, 이틀 만에 만난 엄마는 

그 사이 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셨는지

“네가 곁에 있어야겠다”며 속내를 내비치신다. 

돌아온 딸과 텃밭에 다정히 앉아 

“내 인생에 좋은 날이 없었는데, 네가 오니 좋다” 하시는 엄마. 

 

그날 저녁, 곤히 잠드신 엄마의 백발을 어루만져보는 정진 씨. 

딸과 함께 하는 매일을 최고의 시간으로 기억해 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단다.

엄마의 남은 날들이 늘 소풍이기를 바라며, 

모녀의 캠핑카는 오늘도 신나게 달린다~

 

 

 

 

 

2부 줄거리

 

아흔일곱 노모를 모시고 캠핑을 다니는 딸, 이정진 씨   

작년 겨울부턴 엄마와 아예 한집에 살게 되었다. 

 

한평생 10남매를 키우시느라 

쉬는 법을 잊으신 엄마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수발을 드는 정진 씨. 

그렇게 곁에서 8개월을 지내보니  

엄마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요, 여자라는 걸 알게 됐단다. 

이제라도 전화를 걸어보실 수 있게 

숫자를 가르쳐드리고, 

딸이 있어도 외롭진 않으실까 살피는데 

 

이삿날을 받아 반년 만에 내 집으로 향한 정진 씨, 

그런데 문이 열리질 않는다.  

 

‘인간극장’ 아흔일곱 엄마의 소풍, 전남 고흥 배일엽 할머니 딸 이정진 캠핑카 10남매 남편 고향 아버지 여순사건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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